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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다/책

당신과 나의 안전거리

by 스프링캣 2020. 8. 2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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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사람은 빵 굽는 과정에 인생을 빗대기도 하고, 다른 사람은 무언가를 배워서 능숙해지기까지를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. 이 책의 작가는 '운전'에서 삶의 다양한 순간을 찾고, 자신이 읽은 수많은 책 중에서 그와 어울리는 내용을 찾아 글을 쓴다.

https://book.naver.com/bookdb/book_detail.nhn?bid=16395567

 

당신과 나의 안전거리

나답게 살기 위한관계의 안전거리를 가늠해보다삶에 안전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독서 애호가의 내 마음 운전법적당한 거리는 어떻게 우리 삶을 구원하는가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풍요�

book.naver.com

 

생각해보면 운전이나 독서 모두 사람을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 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경험이니 이 둘의 조합이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.

 

이 책에 있는 글에는 운전과 관련된 소제목이 붙어 있다.

기동력, 필기시험, 실기시험, 코너링, 안전거리, 교통체증 등등.

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만나게 되는 이런 순간들을 삶, 그리고 독서와 연결 지어 풀어가는데, 글을 읽으며 밑줄을 치다 보면 책 전체에 다 긋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.

 

그중 가장 내 마음에 남은 것은 '한밤의 강변도로-일체감의 환희와 떠날 때의 애정'이다.

아마도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대상을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공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.

(이 글을 읽고 나서 이희주 작가의 '환상통'을 사서 읽었다. 이걸 왜 이제 알았지, 싶고.)

 

면허를 따고 10년 정도 운전을 안 했던 친구 하나가 운전하기로 마음먹고 연수를 받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.

그때 그 친구는 '콘서트 때문에'라고 말했다.

언젠가 갔던 콘서트가 새벽 한 시 넘어서 끝이 났고, 대중교통이 끊긴 난감한 상황에서 당황하고 있을 때 주변에 있던 자차 운전자들이 여유 있게 주차장으로 향하는 걸 보고 운전을 하기로 했다고.

지금 그 친구는 자기 차를 몰고 콘서트장에 가고, 돌아올 땐 가끔 나를 태워주기도 한다.

갈 때는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크게 들으며 기분을 내고, 돌아오는 길엔 공연의 여운을 느끼며 기쁘게, 조금은 허탈한 마음으로 올 수 있게 하는 것. 그게 운전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친구는 말했다.

 

책을 다 읽고 난 후, 나도 장롱 속 깊이 박혀 있는 면허증을 꺼내 운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
그리고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책들도 읽고 싶어 졌다.

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무언가 해보고 싶게 하는 책을 오랜만에 만나 무척 반갑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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